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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매일 시론] 우리사회의 안전

카테고리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4.09.17 | 조회수 : 5,730
대전매일 시론
과연 우리 사회는 안전한가

지난 9월 11일은 '미국 테러'가 발생한 지 3주기가 되는 날이다.

세계무역센터는 붕괴됐고 금융계는 일시적으로 공황상태에 빠져들었으며, 희생자는 무려 3021명에 다다른 전대미문의 이 사건을 계기로 세계 각국은 보안과 재난, 안전 분야 등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과 제도를 갖추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 처음으로 국가 차원에서 소방·구호 활동에 대한 제도를 마련했다. 물론, 지금의 정부 조직처럼 화재를 담당하는 전문조직은 아 니었지만, '금화제도(禁火制度)'라는 명칭으로 화기를 단속하고 예방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수공업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상업도시가 발전한다. 그런데, 가옥이 밀집된 형태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한번 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의 대형 화 재로 번졌다. 더욱이 병란 및 민란 등으로 궁궐화재도 극심하였다. 이때부터 화재를 방비하는 소방 고유조직이 탄생되었는데, 특히 세종대왕 때에는 금화도감(禁火都監) 을 설치하고 금화군을 편성하였다.

조선 후기의 소방업무는 포도청에서 담당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1894년 갑오개혁을 계기로 당시 우리나라를 점령한 일본은 포도청을 없애고, 한성 5부의 경찰사무를 합 쳐 경무청을 설치하였다. 이듬해인 1895년에는 관제를 개혁하면서 내부에 경찰관계 내국을 신설하였으며 경찰과 소방은 내무 지방국에서 관장토록 하였다. 소방이란 용 어도 이때 처음 등장하였다.

이러한 소방의 역사를 훑어보면, 한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이 눈에 띈다. 시대가 흐르 고 사회가 급속히 발전할수록 인적·물적 손실이 점차 커질 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 는 파장도 매우 크다는 점이다. 또한, 전쟁 등의 환난으로 인한 피해를 구호하고자 소 방조직의 규모와 역할도 점차 커지면서 비중 있게 다뤄져 왔다는 점이다. 이제는 시 대가 지나 대학에서도 소방안전 분야에 대한 인력을 키우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 현 재 국내에는 14개 대학에서 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는 소방 분야의 발전과 아울러 소 방인력의 고급화를 이루는 계기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각설하고, 지금 이라크에서는 소규모의 게릴라전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불과 십 수일 전인 지난 9월 1일에는 러시아에서 대규모의 인질극이 벌어져 1000여명 의 희생자를 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9·11테러 이후 4000여명이 테러로 사망 했으며, 이 중 67.5%에 달하는 2700여명이 올해 1~9월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 다.

테러에 대한 위협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얼마 전 서울경찰청은 이라 크 추가파병국인 우리나라는 아랍권 무장 저항세력의 테러 표적이 되고 있다며, 특 별 경비 강화를 지시했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많은 단체와 기관들에서는 이 계절에 어울리는 크고 작은 문화행 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계획에는 아쉽게도 돌발 사고와 같은 비상시에 대비 한 계획은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대학의 소방안전관리과에는 수험생이 부족한 요즘도 취업률과 전망이 좋다는 이유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높아 야 할 우리의 안전의식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비단, 테러에 대한 염려 때문만은 아니지만 아무쪼록 안전한 가을이 되기를 바란다.

[2004-09-16 대전매일]